누가 올려논 글을 봤는데, 유명한 이상이나 기형도의 시보다 이분의 시가 내게 한눈에 들어왔다.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3연에 애증에 관계에 대한 썰이 나오는구나.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뒤 돌아봤을때, 애증이 없다면 연애가 아니다. 사랑이 아니다. 라고 나는 감히 주장하고 싶다.
에움길은 굽은길 또는 에워서 돌아가는길이라고 네이버 국어사전에 나온다. 에움길이라는 단어 자체가 애뜻하구나. 네게가는 길에 지름길이 있지 아니하고 돌아서 굽이굽이 가야하는 에움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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